사회공적(社會公敵) 이론

신사고 이론 20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세 가지 부류의 사회공적이 있다.
  1. 무식한 사람이 전문직에 앉아 있는 경우
  2. 무식한 사람이 소신을 갖고 있는 경우
  3. 무식한 사람이 부지런한 경우

사회공적의 첫 번째 부류는 무식한 놈이 전문직에 앉아 있는 경우다. 이들의 취임사를 들어 보면 "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고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이러한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거움을 느낍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무사히..."라는 것이다. 이 취임사의 요점을 좀더 정확히 표현하여 보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통 모르겠다. 너희들만 믿는다. 재직하는 동안에 큰 실수나 없었으면 한다."는 뜻이 아닌가? 이를 듣고 놀라고 걱정해야 할 사람들이 도리어 칭찬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래도 그 사람은 겸손하쟎아."

사회공적의 두 번째 부류는 무식한 놈이 소신을 갖는 경우다. 식견이 부족한 사람이 소신을 갖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을 것이다. 무식한 사람이 만일 소신이라도 없었으면 모르는 것은 주위에 물어 보고, 본인이 몸소 배우기도 하고, 상대방과 대화라도 잘될텐데, 일을 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일만 생기면 곧 소신론을 들고 나선다. '소신'이라는 말의 뜻은 "누가 무어라 해도 나는 이렇게 하겠다. 나는 비장하다"'일 것이다. 무식한 소신파는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깨닫는 경우에도 고칠 수 없을 것이다. 소신을 자주 바꾸는 사람을 보았는가? 실수도 보완대상이 아니다. "소신껏 추진하다 보니 다소 부작용이 있었다."라고 하면 되지 않는가? 이와 같이 위험한 사람을 우리들은 좋게 평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래도 그 사람은 소신은 있잖아."

세 번째 부류는 무식한 놈이 부지런한 경우다. 중요한 자리에 사람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선택은 전문식견이 있는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는 길일 것이다. 이것이 어려울 때에는 무식하면서 게으른 사람에게 그 자리를 맡기는 것이 차선의 방책이다. 게으르다보니 하는 일도 적어서, 저지르는 실수도 자연 줄어들 것이 아닌가? 가장 최악의 선택이 무식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는 경우다. 무식한 사람이 부지런하면 어떤 현상이 야기되는가? 건드릴 것 안 건드릴 것, 갈 곳 안 갈 곳, 끌어들일 것 안 끌어들일 것 쉬지 않고 찾아다니면서 사고를 저지를 것이다. (86)

신사고 이론 20/이면우/삶과꿈 19970731 200쪽 5,000원

십여 년 전 이론이지만 십여 년 후에도 여전히 유효할 이론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