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살고 있는 나무

나무라는 닉네임을 쓰면서도 정작 나무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산에 오르다 갈참나무나 졸참나무를 보면 병장과 이등병 얘기를 하며 낄낄거리는 것이 다였다. 물론 두 나무를 구분하지도 못한다. 친절하게 달린 이름표를 봐야 그런가 보다 한다.

그러다 제너럴 셔먼(General Sherman tree)을 알고 감탄했다. 미국 삼나무인 자이언트 세콰이어로 가장 거대한 나무라고 한다. 키가 83미터(28층 높이), 무게가 2000톤에 달한다. 나이는 2300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로만 따진다면 115미터인 600살 먹은 하이페리온(Hyperion)이라는 나무이지만 제너럴 셔먼은 둘레(31m)와 덩치(부피 1500㎥)로 봐서 최고의 나무로 불린다. 덩치도 덩치지만 나이를 보고 놀랐다. 2300살이면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부터 자라기 시작했다.

Pando in the fall
Pando in the fall ©John Zapell

얼마 전에는 우연히 팔만 년을 살고 있다는 나무를 알았다. 구석기시대에 태어난 판도(Pondo)라는 나무다. 미국 유타주 피시 호수 근방에 자라는 사시나무 군락이다. 숲처럼 보이지만 4만 7000여 개의 나무가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줄기라고 한다.

라틴어로 '나는 퍼져나간다'는 뜻을 가진 판도 군락은 13만 평에 이르고 무게가 6600톤으로 추정된다. 지구에서 단일 유기체로는 가장 크고 무겁다고 한다. 최소 8만 살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나이를 측정할 방법은 아직 없다고 한다. 100만 살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인간이 관리하면서 판도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본 영화 아바타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다. 영혼의 나무를 지키는 나비족 이야기다. 백 년도 못살면서 판도 군락을 망치는 아바타 실사판이 시작된 건 아닌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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