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술

아무튼, 술
마지막으로 차기작을 기다린 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 난 후입니다. 그 뒤로 이토록 오매불망 기다리긴 처음입니다. 전작을 낄낄거리며 읽은지라 다음 글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술을 가지고 나타났습니다. 김혼비가 축구 얘기라면 이번엔 김혼술 이야기입니다. '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33)'에 그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술배는 따로 있다지만 정말 술배를 탄 이야기에 혹했습니다.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90)'는 '내 인생의 삼원색은 책 술 축구인데, 축구에 이어 술로도 책을 쓰니 세상의 모든 색깔을 다 가진 기분'이랍니다. 부럽고 멋있습니다.

아직 내 인생의 삼원색을 찾지 못했습니다만, 술배에 타서 소주 첫 잔을 따르고 싶어졌습니다. 언제부터 문득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곳에서 먹고 싶은 이와 먹고 싶은 만큼 먹는 것이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봅니다.

김혼비, 김혼술 그리고 다음 이야기는 뭘지 벌써 조바심이 납니다.

아무튼, 술/김혼비/제철소 20190507 172쪽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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