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방부제마저 썩은 시대. 식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갖춘 외톨이가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쓰레기들을 응징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 주기 위해(1-330)'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만든다.

어쩌면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천적일지도 모른다(1-103). 인간이 정말 만물의 영장이라면 약자가 쓰러져 있을 때 강자가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다. 쓰러져 있는 약자를 보았다면 강자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고 비록 느리더라도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 있어야 만물의 영장이다. 그래야 인간이다(1-42).

동물학대자를 시작으로 4대강을 만드는데 나팔수 역할을 했던 이들과 단군 이래 가장 모범적이고 도덕적인 정치가까지 응징한다. '똥통이 아닌 장소에서 똥을 만나게 되면 누구나 피하지 말고 치워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요, 원칙이다. 무서워서 피하든 더러워서 피하든, 모두가 피하면 온 세상이 똥밭으로 변하게(1-293)' 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 동안 눈빛승마나 닻꽃 이미지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수령이 천 년이 넘은 나무들 앞에선 저절로 겸손해진다. '나무는 가지기 위해 태어난 생명체가 아니라 베풀기 위해 태어난 생명체라는 교훈을 나이테에 선명하게 새겨 두었기 때문(2-167)'이다. 사랑은 반대말이 없는 절대어(2-107). 식물들의 가르침이다.

읽는 동안 후련했지만 전작들에 비해 여운이 짧다. 아쉽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이외수/해냄 20170530 672쪽 27,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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