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구하기

뉴스가 위험에 처했다. 19세기 미국 신문사들은 단독 보도를 하면 그날 하루 종일 해당 뉴스를 독점했고, 신문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오늘날 신문사들이 중시하는 것은 단 하나의 뉴스도 놓치지 않는 것, 독자가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기 전에 미처 편집도 하지 않은 통신문을 원문 그대로 온라인에 게재하는 것이다(46)'. 일정 간격을 두고 제목을 수정하여 낚시성 기사를 게재한다. 미디어에 대한 신뢰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프랑스인의 4분의 1은 이제 더는 미디어를 믿지 않고, 2014년 미국인의 신뢰도는 22퍼센트 미만이다. 한국은 수년째 뉴스 신뢰도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19세기 초 영국과 프랑스 신문사에서 광고는 재정적 안정뿐만 아니라 정치적 권력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했고, 신문 가격을 낮추고 더 넓은 지역에 배포할 수 있었다. 미국 신문도 광고 덕에 독립성과 객관적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무한 확장될 것 같았던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였다. '미국의 GDP 대비 광고비는 2000년부터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0년을 제외하면 이후의 광고비는 1987년 수준(55)'도 되지 않는다. 미국 '신문사의 총매출액은 1956년 GDP의 1퍼센트 이상을 차지했는데, 현재는 간신히 0.2퍼센트 수준이고, 앞으로도 이 같은 하락세는 지속(63)'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문사의 광고 수입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말 그대로 추락했는데, 머지않아 미국 신문사의 총수입 중 광고 수입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59)'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1955년부터 GDP 대비 신문사의 광고 수입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훨씬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뉴스의 위기를 온라인 무료 서비스 탓으로 돌리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디어가 위험에 처한 이유는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 때문이다. 기사를 무료 서비스와 유료 서비스로 구분하는 사이 뉴스 콘텐츠의 품질과 미디어의 구조적 문제는 뒤로 밀려난다. '미디어는 일반 기업과 다르다. 미디어의 1차 목적은 공공재 제공, 즉 민주적 토론을 위해 필요한 자유롭고 독자적인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지,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미디어는 일반 기업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뉴스가 희생양이 된다(101).'

저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모델은 획기적인 '비영리 미디어 주식회사(nonprofit media organization NMO)'이다. 주식회사와 비영리 재단의 장점을 결합한 기업 형태이다. 저자가 한국의 바람직한 언론사 지배구조 모델로 시민주주의 한겨레, 사원주주의 경향신문을 꼽았지만, 적용하기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전제조건은 '저널리즘'이다. 프랑스 국립기자노조에서 채택한 기자직업윤리헌장에서 '저널리즘이란 양질의 뉴스를 찾아 이를 확인하고, 맥락을 파악하고, 중요도를 정하고, 형태를 부여하고, 해설을 첨부해 보도하는 것(30)'이라고 규정했다.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헌장윤리강령도 주옥같지만 공공재로 보이는 미디어는 하나도 없다.

뉴스는 위험하지 않다. 다만 저널리즘이 사라졌을 뿐이다.

미디어 구하기/줄리아 카제/이영지 역/글항아리 20170818 12,000원 156쪽


덧.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는 1981년 이래 월 2500원씩 징수했다. 1994년부터 한국전력공사가 징수하는 전기요금에 합산해서 수신료를 받고 있다. 수신료 2500원 중 KBS에 2262원(90.5%), EBS에 70원(2.8%)이 배분되고 있다. 한전은 징수수수료로 168원(6.7%)을 받고 있다. 지난해 KBS 수신료는 6788억원에 이른다. 한편 KBS는 지난해 직원 4700여 명 중 1억원 이상 연봉자는 46.4%이며, 무보직자는 1500명이라고 밝혔다. KBS는 월 2500원의 수신료를 384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시청자들의 3/4은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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