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말

The Oldest Living Things in the World
레이첼 서스만은 10년간 7대륙의 오지, 험지와 극지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찾아 사진을 찍고 기록을 했습니다. 책에 실린 생물이 모두 2,000살 이상인 것은 기원전에 태어난 생물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빠르고 맹렬하게 자라는 생물이 오래 살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경우(51)'가 많습니다. 브리슬콘 나무들은 수목 한계선 위쪽에서 사는데 '나뭇가지 딱 하나만 빼고 나머지는 다 죽은 것처럼 보이기(57)'도 합니다. 브리슬콘은 극단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생존해온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조건 덕분에 생존(57)'했습니다. 5,000살이 넘었습니다.

인류는 1만 2,000년 전에 농경과 목축을 시작했습니다. 무성 번식을 하는 크레오소트 관목과 모하비 유카는 이 무렵부터 삶을 시작했습니다. 크레오소트 관목은 '하나의 큰 몸통을 생장시키는 게 아니라, 느리지만 꾸준하게 자신을 복제해 생명을 지속(61)'합니다. 연중 기온이 영하 30도에서 영상 50도까지 오르내리는 모하비 사막에서 '비가 없어도 2년까지 생존(63)'할 수 있습니다. 유카는 '새순을 만들어낼 정도의 에너지(67)'만 모으며 삽니다.

파슬리와 친척인 야레타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3,000년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아타카마 사막에는 인간이 강우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비가 단 한 방울도 오지 않은 지역(131)'도 있습니다. 고도 4,500미터에서 '바위를 덮고 있는 이끼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끄트머리에 작은 잎들이 엉켜 있는 수천 개의 줄기로 이뤄진 관목(134)'입니다.

그리스 크레타 섬에는 3,000년 전에 태어난 올리브 나무가 있습니다. 4년마다 이 나무에서 가지를 꺾어서 올림픽 월계관을 만듭니다. '첫 올림픽의 성화가 올랐을 때 이미 200살(182)'이었습니다.

꿀버섯이라고 불리는 아르밀라리아 오스토이아에는 버섯균입니다. 꿀버섯은 숙주를 죽게 만들지만, '번식 연령이 되지 않은 나무를 죽이지 않아서 생존 여건을 계속 유지(78)'하며 2,400살을 살고 있습니다. 신이 화가 나 거꾸로 심었다는 바오밥 나무는 '몸통이 물탱크 역할을 해서 가뭄이 길어질 때 스스로에게 물을 공급(230)'하며 2,000년을 살고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거대 개체가 13만 평에 펼쳐진 판도는 8만 살입니다. 총 4만 7,000개가 있는 나무는 하나의 거대한 뿌리에서 나온 줄기들입니다. '오랜 세월 생존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화재와 수분(105)'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판도 군락 중앙부를 새순이 돋는 것을 촉진할 수 있다며 베어버리자 새순을 사슴이 모두 먹어버렸습니다. 울타리를 쳤지만 원시림 형태를 되돌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몸통의 대부분을 땅속으로 이동시킨 지하 삼림은 '불이 나더라도 땅 위의 잎과 잔가지만 피해를 입기 때문에 나무 자체는 쉽게 회복(241)'이 됩니다. 지하 삼림은 사람에게 불편하다는 이유로 농민들에게 독약으로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1만 3,000살로 알려진 최고령 지하 삼림은 도로를 내느라 없앴다고 합니다.

호주 타즈마니아 리드 산에 사는 휴언 파인은 '1만 살이 넘는 동시에 그 안의 개별 줄기가 2,000살(275)'이 넘습니다. 1만 3,000살이 된 유칼립투스는 희귀종이라 위치나 학명이 감춰져 있습니다. 남극에는 5,500살이 넘은 이끼가 살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콜리마 저지대인 영구동토대에서 발견한 시베리아 방선균은 '50만 년 동안 살아 있는 상태로 아주 천천히 생장(224)'하고 있습니다.

'극히 험한 환경 여건은 오히려 굉장히 적응성이 강한 생물을 키워낼 수(71)' 있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속이 비어 있어 벌목을 당하지 않아 생명을 구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들은 인간 사회를 구분 짓는 것들을 초월하는 지구적 상징들(325)'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초고령 생물들이 불멸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5년 사이에 이들 중 둘이 생명(15)'을 잃었습니다.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10년 전이고 두 번째로 좋은 때는 오늘(87)'입니다.

레이첼 서스만은 우리가 마땅히 걱정해야 하는 일은 '소멸'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나무의 말The Oldest Living Things in the World, 2014/레이첼 서스만Rachel Sussman/김승진 역/윌북 20200730 340쪽 17,800원


덧. 레이첼 서스만이 한 TED 강연갤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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