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의 좌파적 기원

Markets In The Name Of Socialism: The Left-Wing Origins Of Neoliberalism 2011
  • 1991년 소비에트 연합의 몰락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승리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보였고, 이는 국가사회주의의 해체 그리고 전 세계에 걸친 시장 및 민주적 개혁의 실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신자유주의는 전 세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결코 헤게모니의 저거너트1가 아니며, 오히려 그것이 공격했던 바로 그 사회주의라는 대안적 체제에 붙어 기생하며 자라난 것임을 시사하고자 한다. (19)
  • 나는 신자유주의를 시장, 국가, 기업, 인구 등을 조직하는 문제에 대한 정부 정책을 형성하는 아이디어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23)
  • 훗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시카고학파의 경제학자가 되는 로널드 코스가 1930년 LSE의 한 수업에 들어왔고, 그 수업에서 그는 신고전파 경제학 그리고 그것이 자유시장 경쟁을 옹호하는 논리를 처음으로 배우게 된다. 그 과목의 교수였던 아널드 플랜트는 모든 종류의 경제계획에 반대했으며 시장의 가격 결정 시스템이야말로 최적의 조정 메커니즘이라고 이해했다. 코스는 아주 먼 훗날 그 당시 자신이 '사회주의자'였음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회주의에 대한 나의 공감과 플랜트 교수의 접근법을 어떻게 화해시켰는지 궁금할 것이다. 짧게 대답하자면, 나는 그 둘을 화해시킬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서 연구로 1년을 보내는 동안 기업 자체가 "작은 계획사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만약 교수들이 가르친 대로 정말 가격만 있으면 경쟁적 시장경제가 기능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어째서 비시장적인 권위적 위계조직인 기업들이 존재하는 것인가? (71)
  • 신고전파 경제학은 1870년대의 시작부터 순수한 경쟁적 시장이 최적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전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890년대가 되면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순수한 자유시장과 중앙계획이 수학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결과 시장과 사회주의국가는 둘 다 신고전파의 이론화 작업에서 중심 자리에 앉게 되었다. (102)
  • 동유럽 경제학자들은 계속해서 진정한 시장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들은 시장을 신봉했으며, 이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황당하게 느끼는 것은, 시장과 자본주의는 필연적 연관이 있는 반면 시장과 사회주의 사이에는 필연적인 단절이 있다는 생각이 오늘날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 전 세계의 수많은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들이 볼 때에는 동유럽에 나타난 그 어떤 것보다 더욱 사회주의적인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 시장은 반드시 필요한 본질적인 요소였다. (299)
  • 신자유주의는 전 세계에 확산되었지만 여전히 오해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신자유주의를 지지하고 이를 향해 심지어 개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이데올로기는 시장의 영역을 확장하고 강력한 국가, 기업 소유자 및 경영자, 자본주의를 지지하려 한다. 하지만 주류 신고전파 경제학자들 대다수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지 않았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많은 관찰자가 경제학자들을 시장지지 혹은 국가지지로 양분할 수 있다는 그릇된 가정을 취했다. 이러한 양분법은 시장 대 중앙계획, 통화주의 대 케인스주의, 신자유주의 대 사회주의, 신고전파 경제학 대 마르크스주의 등 다른 양분법을 자아냈다. 그 결과 신자유주의가 신고전파 경제학과 동일한 것으로 뒤섞여버리는 그릇된 일이 벌어졌으며 여러 대안을 논의했던 ‘은하계’는 완전히 잊혀버렸다. 나는 그러한 은하계가 형성되었던 간극적 공간의 역사를 재발견하고자 했다. (404)
  • 19세기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일정한 가정들에 근거한 순수 경쟁 시장이 최적의 결과를 내놓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이러한 시장이 어떻게 그러한 최적의 상태에서 작동하는지를 서술하기 위해 여러 방정식의 집합을 구축했다. 이들은 또한 가설적인 사회주의국가가 이러한 방정식들을 이용하여 경제를 계획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또 시장과 마찬가지의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곧 도달했다. 이러한 사회주의국가 모델은 이 세계를 시장 모델 자체보다도 더욱 단순화시킨 것으로서,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여러 경제정책과 그 각각이 제공하는 편익을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결과, 순수 경쟁 시장 모델과 사회주의국가 모델은 양자 모두 신고전파 경제학의 핵심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405)

신자유주의의 좌파적 기원Markets In The Name Of Socialism, 2011/조하나 보크만Johanna Bockman/홍기빈 역/글항아리 20150309 588쪽 28,000원

국가를 강조하는 사회주의 대 시장을 강조하는 자본주의라는 전통적인 이분법을 벗어난 새로운 해석이다. 책의 원제는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시장-신자유주의의 좌파적 기원 Markets In The Name Of Socialism: The Left-Wing Origins Of Neoliberalism, 2011'이다. 권력의 지향점에 따라 신자유주의도 미래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책의 부제처럼 '냉전시대 경제학 교류의 숨겨진 역사'에 관한 내용으로 서문, 각 장의 결론, 결론 그리고 역자 후기만 읽어도 전환점이 될 만하다.


1. 저거너트 juggernaut : 무자비하게 작동하는 몰인격적인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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